“진료 영역 확대, 보험한약은 하나의 답” (제중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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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7.26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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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영역 확대, 보험한약은 하나의 답”
인터뷰 : 보험한약네트워크 구가람(제중한의원) 원장
2017년 06월 15일 () 08:49:16 김춘호 기자  what@mjmedi.com

 

임상 데이터 축적돼 향후 보험한약 임상진료지침 나왔으면…
한의원, 아플 때 쉽게 약 타러 가는 곳 돼야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부원장 시절 처음 접한 보험한약의 효과에 매료 돼 지속적으로 사용 중이라는 구가람 원장. 구 원장은 오랜 상담 시간과 많은 정성을 들여서 진료를 해야 할 부분은 그렇게 하고, 원장과 환자 모두에게 빠르고 간편한 진료로서 양방 내과나 소아과 같은 진료 스타일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구 원장에게 보험한약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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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한약을 사용하는 구가람 원장.

▶보험한약을 사용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부원장을 하던 시절, 전담 업무가 상담이라 말을 많이 해야 했다. 하루에 100명 내외의 환자와 상담을 하다 보니 오후가 되면 피로가 몰려오면서 어지러워서 커피를 많이 마셨는데, 그러다 보니 가슴이 두근거려서 힘들었다. 한의원에 구비 돼 있던 보험한약 생맥산을 먹었는데 너무 좋았다. 일을 그만두고 나올 때 생맥산 1박스를 챙겨서 나올 정도로 많이 먹었었다. 그때부터 주위 선배들이 ‘효과가 별로다’고 하던 보험한약은 나에게는 ‘먹기 편하고 너무나 좋은 약’이 되었다.

몇 년 후 개원을 하게 됐는데 감기나 장염 등은 내원 즉시 처방하고 복용 할 수 있는 형태의 약이 필요했다. 개원 초반 주위의 조언에 따라 유행하는 감기에 맞추어 미리 몇 가지의 상비 탕약을 준비해보기도 했지만, 같은 시즌이라도 환자마다 처방이 다르기 때문에 쉽지 않았다. 그래서 소청룡탕, 연교패독산 등 보험한약을 포함한 과립 형태의 한약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그리고 단순 염좌나 근육통, 급체, 장염 등에 빠르게 처방하기 위한 작약감초탕, 곽향정기산, 오령산 등을 들여놓기 시작했고, 만성질환에 탕약에 비해 복용도 편리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장기간 투약 할 수 있는 처방들도 들여놓게 되면서 현재는 보험한약을 포함한 과립 형태의 한약을 30여 종 구비하게 되었다.


▶사용하면서 느낀 보험한약의 장점을 말해달라.

무엇보다도 즉시 처방이 가능한 것이다. 탕제의 경우 짧게는 하루, 휴일이 끼거나 하면 길게는 2~3일을 기다리기도 해야 하는데, 감기환자나 복통, 설사 등으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매우 괴로운 일이다. 하지만 보험한약을 구비함으로써 내원과 함께 바로 처방을 받아 갈 수 있게 되고, 원장 입장에서도 1~3일 후에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다시 적절한 처방을 대응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또 하나는 복용의 편리성이다. 탕약의 경우 파우치를 챙겨 다니기가 생각보다 쉽지가 않은데, 보험한약의 경우엔 부피도 적고, 여행이나 출장을 가게 되더라도 부담 없이 챙겨갈 수 있다. 그리고 탕제를 먹기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도 가루약으로 된 보험한약은 잘 드시는 경우가 자주 있다. 요새는 정제나 연조엑스 형태의 보험한약도 속속 나오고 있어서 한약 복용을 어려워 하는 사람들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사실 고등학생 때 까지만 해도 1년 내내 감기를 달고 지냈었는데, 원내에 보험한약을 든든하게 구비한 후로는 연교패독산, 갈근탕, 오적산 등으로 1~2일 정도면 해결되어서 내가 가장 덕을 많이 보고 있는 것 같다.


▶사용하기 전과 후의 차이가 있다면.

약 처방을 하는 데 좀 더 용이해졌다. 전에는 약을 처방해야 할 것 같은 상황에서도 비용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 보험한약을 사용하게 되면서 보험처방이 가능한 경우에는 서로가 부담 없이 처방을 할 수 있게 됐다. 


▶환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아직도 감기도 한약으로 되냐며 놀라는 분들이 있지만, 한 번 처방받아 보신 분들은 다음에 감기가 걸리면 이제는 내과나 이비인후과를 가지 않고 한의원으로 오는 경우가 많다. 보험한약 복용만으로 2~3일 만에도 금방 호전되는 경우가 있어 도움이 많이 된다. 특히 빨리 낫지 않고 3주 이상 끄는 경우나, 반복적으로 감기 걸리는 아이들의 경우엔 한약 처방이 꼭 필요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맛과 향 때문에 한약을 못 드신다는 분들도 가루약 형태의 보험한약은 잘 드시기도 하고, 한약 비용이 부담스러워서 치료 자체를 망설이던 분들이 치료를 시작해보기도 한다. 

한번은 감기에 '인삼이 들어간 달여놓은 약'만을 찾으시던 80대 할머니가 계셨는데, 잘 달래서 보험한약 삼소음을 드렸다. 그 후론 3년 째 달여놓은 약 말고 가루약만 찾고 계신다.  

한약에 대한 신뢰가 없었던 경우에도 보험한약을 통해 탕제 복용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보험 한약 종류의 제한으로 인해 환자가 보험한약 처방을 원하지만 처방해줄 수가 없을 때에는 많은 아쉬움이 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처방은 무엇인가.

목이 따끔거리면서 감기가 시작될 때 연교패독산으로 1~2일 만에 마무리되기도 하고, 근육통의 몸살감기로 올 때에는 갈근탕을, 콧물 재채기나, 후비루로 인한 자극감으로 목구멍이 간질거리면서 재채기가 나올 때에는 소청룡탕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더해 감기와 함께 입맛이 저하되거나, 1주일 이상 장기간 낫지 않는 경우에는 삼소음에 적절히 다른 보험한약을 함께 처방하고 있다. 미열이 지속되거나, 한열왕래를 동반할 때에는 소시호탕을 함께 처방하기도 한다.

연교패독산의 경우에는 감기가 아니어도, 옹저초발(癰疽初發)에 사용한다에 기초하여 눈다래끼에 처방해 보았는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배농산급탕보다도 개인적으로는 효과가 좋았던 경험이 있다. 이 외에도 가벼운 방광염에 보중익기탕이나 오령산과 함께 처방하기도 하고, 초기 중이염이나, 각종 염증성 질환에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사용빈도가 높은 약 중의 하나이다.

내과 질환으로는 속쓰림이나 위산역류 등을 호소할 때는 반하사심탕을, 소화가 빨리 되지 않고 더부룩한 느낌을 호소할때는 향사평위산을, 찬 것을 먹고 배탈이 났을 때는 오적산을, 장염으로 설사를 하거나 토하는 경우엔 보험약은 아니지만 오령산과 곽향정기산을 주로 처방하고 있다.

곽향정기산의 경우에는 상한음증(傷寒陰症)과 신통(身痛) 등 표증(表症)과 이증(裏症)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외감과 내상에 폭넓게 사용할 수 있으며, 여름철 냉방병의 예방에도 도움이 많이 된다. 오령산 역시 두통, 현훈, 구토, 설사에 이르기까지 활용빈도가 높은 처방이다. 하지만 보험한약이 아니어서 아쉬움이 많다.


▶보험한약 사용 확산을 위해 개선돼야 할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누구나 지적하는 것이겠지만 역시 보험 처방 목록 개선이다. 현재 56종 처방 중에서 사용 빈도가 낮은 것들은 빼고, 한의사들의 실질적인 사용요구가 많은 처방. 오령산, 당귀수산, 곽향정기산 등을 포함시켰으면 한다. 

그리고 합리적인 수준의 조제료 인상이 필요하다. 유소아의 경우 물약 병에 타서 나눠 먹이라고 해도 되겠으나, 쪼개기 처방으로 조제를 하게 되면 실질적인 조제비가 나오질 않는다. 우선적으로 보험한약 처방과 조제에 따른 보상 즉, 적절한 수입이 따라주어야만 단순히 노인정액제를 맞추기 위한 청구용 처방이 아닌, 적극적인 치료행위로서의 처방으로 이어져 보험한약 사용 확대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향후 보험한약의 전망은 어떻게 바라보는가.

예전에 비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사용해보려 하고 있으며, 각계의 다양한 노력으로 보험한약의 제형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보험한약 사용을 검토하는 회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2016년 전체 건강보험 중에서 한방 의료기관의 점유율이 한방병원을 포함해 3.7%대인 것으로 나타나 충격이었다. 양방이나 치과 같은 경우 보장성 강화 및 신의료기술 등재로 보험시장의 확대를 계속 이루어가고 있으나, 우리는 새로운 것을 창출해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더군다나 건보 점유율뿐만 아니라 내원 환자 수 역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한의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이 같은 진료 영역 확대에 보험한약이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랜 상담 시간과 많은 정성을 들여서 진료를 해야 할 부분은 그렇게 하고, 원장과 환자 모두에게 빠르고 간편한 진료로서 양방 내과나 소아과 같은 진료 스타일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감기를 비롯한 다양한 질환에 보험한약의 적극적인 사용으로 ‘침 맞으러 가는 곳’, ‘비싼 한약을 먹으라고 할 까봐 부담스러운 곳’이 아니라, 어딘가 ‘아플 때 쉽게 약을 타러 가는 곳’이 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많은 한의사들이 보험한약을 적극 활용하고 임상 데이터가 축적되어 향후에 우리만의 한방보험약 임상진료지침도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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