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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험한약네트워크
  • 조회 6152
  • 2017.09.18 12:37
“보험한약, 한약에 대한 불신으로 자물쇠 채워진 문 두드려줘”
인터뷰 : 보험한약네트워크 김지훈(동의보감한의원) 원장

 

환자는 ‘안심’, 한의사는 ‘신뢰’, 의학문화에는 ‘맞춤한약 치료의 입문의 길’
건강한 삶이 퍼즐이라면, 보험한약-맞춤 탕약으로 조각 완성하고 싶어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진료를 위해 환자와 대화를 하다보면 한약에 대한 불신이 있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는 김지훈 원장(46·동의보감한의원). 침치료와 보험한약으로 한의사에 대한 신뢰를 쌓아나갈수록 환자의 귀가 열리고 마음이 열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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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한약네트워크 김지훈(동의보감한의원) 원장.

▶보험한약을 사용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4년 전 8월의 어느 토요일. 점심시간부터 있던 으스스한 기분과 띵한 머리, 열도 오르고, 몸살도 심해지는 거 같았다. 감기기운과 진료로 지친 한의원 원장을 돌봐줄 사람은 없었다. 더군다나 한약감기약을 달여 놓은 것은 물론 보험한약은 미덥지 않다는 당시 생각에 갖고 있는 것도 없었다. 

작은 약국에 들어갔다. 몸에 안 좋아도, 그저 강한 약이라도 좋으니 그저 이 괴로운 증상을 몇 시간 만이라도 멈춰달라는 심정이었다. 약사에게 받아온 약 봉투에는 양약 복합성분 캡슐 몇 개와 복합과립제 몇 포가 들어있었다. 과립제 성분을 보니, 한약재들의 이름이 쭉 적혀있었다. 내가 아는 어떤 한약 처방이 아닌 섞여있는 한약과립처방이었다. 마음이 심란했다. 

한의원 원장은 감기 한약이 없어 약국에 가고 약사는 양약으로 낫든, 한약으로 낫든 뭐로도 나으라는 심정으로 넣어준 한약 과립제였다. 내 한의원에서 버림받고, 약국에서 끼워넣기로 팔려가는 과립제 한약에 대한 호기심이 점차 보험한약 사용 강의도 듣고, 이런 저런 보험한약을 구비해놓고 사용해보면서 생존한 처방들은 현재의 나의 보험한약 리스트로 올라와서 현재에 이르는 계기가 됐다. 


▶보험한약이 갖는 장점에 대해 말해 달라. 
환자와 한약에 대한 대화를 해보면 환자가 생각하는 한약에 대한 입장을 알게 된다. 한약에 비판적인 환자군을 보면 역시 몇 가지 입장이 있는데, 하나는 한약은 못 믿을 것이니, 절대 나한테 말도 꺼내지 말라는 매스컴 절대 신봉주의와 둘째는 낫는다면 복용해 볼 생각은 있으나 가격과 성능 즉, 가성비가 있는지 물어보는 경우이다. 

세 번째는 한 번도 한약을 복용해본 적이 없거나 전에 한 번 복용했었는데, 효과도 없었거나, 설사와 소화불량 등이 있었다는 경우다. 한약에 비판적인 환자군을 어떻게 설득하느냐에 따라 우호적인 환자군으로 바뀔 수도 있기에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기회라고 볼 수도 있는데, 경험상 비추어 보면 첫 번째처럼 단칼에 잘라서 거부하는 환자군은 어떻게 설명해도 납득하는 경우가 없어, 이제는 굳이 설득하려해서 상대감정 상하게 하고, 나는 설명하느라 정신력을 소모하지 않는다. 

두 번째와 세 번째에 해당하는 경우는 충분한 설명으로 한약치료를 유도하면 치료 잘될 뿐더러, 한의학에 대한 불신도 없앨 수 있다. 논리가 맞느냐, 틀리냐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였다. 침치료와 보험한약으로 원장에 대한 신뢰를 쌓아나갈수록 환자의 귀가 열리고 마음이 열리는 것이다. 그래서 보험한약의 장점은 불신으로 자물쇠 채워진 환자의 두툼한 문을 톡톡 두드려주는 노크와 같은 것이다. 


▶환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보통 보험한약을 환자에게 처방할 때, 3일분정도 써보고, 반응을 보고, 처방을 바꾸거나 원처방을 유지하거나 하는 경우가 많은데, 비염처럼 증상이 심할 때도 써야하지만 마치 상비약처럼 구비하고 있다가 약간 조짐이 보일 때 환자가 알아서 투약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있다. 

처음엔 그런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가 3일분씩만 계속 주었더니, 어떤 환자가 말했다.  “원장님은 너무 약을 아끼세요. 좀 많이 주시면 안되나요? 막, 너무 약이 아까워요? 하하” 어쩌면 보험한약의 어떤 처방은 내가 기대했던 효과보다도 더 큰 효능을 나타내면서 내가 안 보는 저 밑바닥에서 내 한의원이라는 탑을 위해서 작은 틈새를 차분하게 메워가고 있는 지도 모를 일이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처방은 무엇인가. 
구두를 닦으러 구둣방에 갔다. 구둣방 안주인이 좁은 구두닦이 부스 안으로 들어오며 “배불러 죽겠다”고 하자 광을 내느라 집중하던 아저씨가 “배고파서 죽는 게 아니고 배불러서 죽는다니, 이 얼마나 살기 좋은 세상이여”라고 말했다. 배불러 죽을 거 같은 기분은 어떤 것인가. 소화가 안 되어 윗배가 답답하고, 가득찬 것 같으면서 배가 빵빵해지고, 가스가 부글거리고, 더부룩하고, 변비이거나 배변이 편하지 않다. 

상체로는 숨이 차고, 어깨가 아프고, 뒷목이 뻣뻣하고, 두통이 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면 전반적으로 몸이 피곤하고 무겁다. 기본 체형이 평균이상의 체중을 유지한 항아리 체형이 많은 것은 물론이다. 

과잉영양상태다. 이런 상태에 나는 대시호탕으로 접근한다. 소화도 편해지고, 두통도 가라앉고 배가 편해지면서 몸이 가벼워진다. 탕약을 써서 개인 맞춤한약의 기본방으로 써도 좋지만 한약 입문용이나 탕약 집중치료기간 후에 약간씩의 증상이 재발할 때, 보험한약 대시호탕 과립으로 평소 관리처방으로 써도 좋다. 이런 과잉 영양 상태는 당연히 식습관과 관련이 있는데, 이런 식습관은 평생에 걸쳐서 누적되어 그 사람 그 자체의 본질이기에 쉽게 고쳐지지 않으므로 쉽게 투약할 수 있는 대시호탕의 효용성은 더 높다.
 

▶향후 보험한약의 전망은 어떻게 바라보는가. 
일본 여행에서 꼭 사와야 할 품목으로 많이 나오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약’이다. 일본에 가면 약을 사와야만 한다고 추천하는 사람이 많다. 그렇게 해서 몇 번의 일본 여행에서 사온 상비약들이 우리 집 서랍에 있는데, 살펴보면 열날 때 이마에 붙이는 패치도 있고, 모기 물렸을 때 동전처럼 붙여놓는 패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소화제나 감기약이 있다. 외형도 보험한약 분포과립제제처럼 생겼고, 이름도 ‘태전위산’이라고 해 한약 이름이다.

얼마나 효과가 좋으면 이웃나라까지 입소문이 났을까. 복용해보니 효과도 좋다. 방향성 건위 소화제라는 별도의 설명과 자연 생약성분의 위장약이라고 크게 설명해놓았다. 또한 영국의 ‘BOOTS’ 라는 드럭 스토어에 가보니 감기약 코너에 많은 과립제제를 팔고 있었다. 비타민과 허브성분으로 이루어진 감기약들이 포장되어 팔리고 있었다. 한의학의 종주국을 자처하는 한국이지만 정작 한국 사람들은 일본에 가서 생약소화제를 필수 쇼핑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한국 사람이 일본 드럭스토어에서 ‘태전위산’을 찾기보다는 국내의 한의원에서 소화제 보험한약을 찾고, 다른 나라 관광객이 한국의 쇼핑 리스트에 보험한약을 올리는 상상을 해본다. 효과가 더 좋고, 간편하게 얻을 수 있고, 많이 사용되면 보험한약의 전망은 더 밝아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보험한약이 한의원 원장이 먹으라니까 먹는 것이 아니라 좀 더 현대적이고, 효과 좋고, 지적인 치료문화체험이라는 인식을 넓혀나갈 수 있다면 보험한약의 전망은 밝아질 것이다.


▶보험한약 사용을 검토하는 회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영국 런던의 중심가 코벤트가든에서 가까운 닐스야드란 좁은 골목길에 찾아가면 닐스야드 레메디스란 아로마 가게가 있다. 매장 안에는 뭔지 모를 약초들이 이것저것 섞여있었다. 상담을 통해서 손님의 증상에 맞춰서 여러 약초, 꽃을 배합해 개인 맞춤 허브아로마를 만들어 주는 준다. 심지어는 3층에서는 마사지 코스가 있는데, 개인 맞춤 아로마 맛사지와 침치료를 통해 미용과 피로를 풀어주는 프로그램도 있었다. 이런 것이 런던 사람들에게 통하는 한의원 모델이 아닐까라고 생각해보았다.

다른 예로, 며칠 전 서촌을 산책했다. 두 군데정도 수제비누 파는 가게를 보게 됐는데 거기서도 취향대로 아로마를 이용한 나만의 비누를 만들 수도 있다. 마침 대학생처럼 보이는 일행이 가게를 나가면서 말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오늘 한 일중에 가장 보람된 일을 한 것 같다.”

이렇게 닐스야드에서 서촌에 이르기까지 나만의 특성을 표현해주고, 채워줄 수 있는 제품 또는 서비스를 원하는 욕구도 더 강해질 것이다. 하물며 무엇보다 자신의 질병치료와 건강 증진에 관한 문제에 관해서라면 그 욕구는 더 강하지 않겠는가.

보험한약과 개인 맞춤 탕약은 제로썸 게임일까?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 보험한약이라는 기성품으로 환자에겐 안심을, 한의사에겐 신뢰를, 의학 문화에는 개인 맞춤한약 치료의 입문의 길이 된다. 이렇게 제로썸 게임이 아닌 시너지 게임이 되면, 한국의 문화로서 런던에 내보일 가치도 있는 것이 아닐까.
한약을 바라보는 개인적인 감정은 ‘아깝다’는 말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다. 

한약이 우리 몸에 들어오기 전까지 땅속에서 물에 흙을 녹여먹고, 알뜰히 햇빛을 모아 몸에 거두어, 몸을 키운 생물들을 이런 저럼 사람들의 노력으로 약장까지 도달시켜, 검증된 최상의 조합으로, 먹기 좋게 까지 만들어 놨다. 또한 개인 맞춤 탕약은 거기에 다양한 정밀한 변주까지 가능하다. 그저 그런 청구용으로 써버리거나, 폄훼의 흑색선전에 희생당하게 내버려두기엔 너무 아까운 것이다. 

만약 사람의 건강한 삶이 3만피스 퍼즐이라면, 보험한약, 개인 맞춤 탕약으로 최적의 빈자리에 그 조각을 끼워놓아 퍼즐을 완성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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