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 맛 덜한 시럽타입이라 복용 편해…연조, 정제 등 다양한 더 많은 형태 개발돼야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아이들을 키우며 보험한약. 특히 연조엑스제를 활용해 진료를 하는 김정신 원장. 그는 감기나 비염 등의 호흡기 관련 질환으로 아이들이 항생제를 복용하는 안타까운 현실의 대안은 연조형태의 보험한약이라고 말한다. 그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 | ◇김정신 경희아이한의원 원장. |
▶보험한약을 사용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지난해 소아 감기 치료도 한방보험 치료혜택을 받게 된다는 내용의 보험한약 연조제 출시 기사를 접하면서 보험한약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됐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항생제 처방의 대부분을 아이들이 복용하고 있고 주된 상병이 감기, 비염, 중이염, 축농증 등의 호흡기 관련 질환 때문이다. 면역력이 약한 아이가 감기와 합병증에 자주 시달리지만 정작 한약 복용의 어려움과 비용부담으로 인해 한방치료를 흔히 접하지 못하고 항생제 남용으로 이어지는 현실이 안타깝다. 아이들도 잘 먹을 수 있는 연조형태의 보험한약은 이런 영유아, 소아기 호흡기질환 관리에 있어서 대안으로서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보험한약을 처방하고 있다. 직접 효과를 봤던 사례를 말해 달라. 초등학생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데 주로 한약으로 건강관리를 하고 있고 아이들도 한약복용에 익숙하다. 특히 스트레스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배앓이에 많은 효과를 보고 있는데 아이가 무슨 스트레스가 있냐고 생각 하겠지만 요즘 아이들은 학습부담도 많고 맘껏 노는 시감은 줄어들면서 스트레스가 전보다 많아진 편이다. 게다가 소아는 신기(神氣)가 약하기 때문에 숙제가 많거나 혼나거나 친구와 트러블이 생길 때 이로 인한 배앓이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우리 아이도 나름 예민하고 심약한 편인지라 간혹 배앓이를 하는 편이어서 주로 반하사심탕이나 소시호탕 등을 활용한다. 감기와 두드러기가 겹칠 때는 불환금정기산도 잘 듣는 편이었다.
▶연조엑스제를 적극 사용하고 있다. 어느 처방을 가장 많이 사용하며 이유는 무엇인가. 몇 가지 안되는 보험 처방 중에서도 자주 쓰는 처방은 불환금정기산이다. 소아질환은 외감과 내상이 겹치는 경우가 흔하므로 외감 위주로만 다스리는 처방보다 효과적일 때가 많다. 또한 두드러기와 장염 등에도 잘 듣는다. 체기를 풀어주는 평위산과 스트레스성 배앓이를 다스리는 소시호탕과 반하사심탕도 자주 쓰는 처방이다. 주로 감기로 내원하는 아이들이 많아서 조만간 출시된다는 연교패독산 연조엑스처방도 자주 쓰게 될 것 같다.
▶연조엑스제를 사용하기 전과 후의 차이가 있다면. 소아환자의 치료에 있어서 한의사로서 쓸 수 있는 무기가 하나 더 생긴 느낌이다. 그동안 항생제 없이 감기나 비염 관리를 해주는 한방치료에 관심은 있지만 한약의 쓴맛에 익숙하지 않아 한약 치료를 하지 못하던 아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아이들이 먹기 편한 연조제 타입의 보험한약이 나오면서 아이들도 쉽게 한약을 복용하고 엄마도 보험혜택을 통해 경제적 부담을 덜게 되어 감기나 비염 진료에 있어서 한방진료의 접근성이 높아진 것을 체감하고 있다.
▶향후 출시됐으면 하는 연조엑스제가 있다면. 열 많은 아이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코막힘, 결막염, 눈코점막 건조함과 축농증 등의 양명경증을 다스려줄 갈근해기탕, 비염과 중이염, 여드름 등 적응증이 다양한 형개연교탕, 허약아의 오랜 감기에 처방할 수 있는 삼소음도 연조엑스타입으로 처방할 수 있다면 한방보험으로 감기와 합병증을 진료 받을 수 있는 폭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
▶환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이전까지는 보험한약은 과립제를 주로 처방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아이들은 과립제 복용을 어려워한다. 연조제는 쓴맛이 덜하고 시럽타입이어서 아이들도 먹기 편하고 아이를 돌봐주는 사람도 따로 데우거나 물에 타거나 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어린이집에나 유치원에 보내도 약 챙겨 먹이기 훨씬 수월하게 되었다고 좋아한다.
▶보험한약 사용 확산을 위해 개선돼야 할 점은 무엇이라 생각되는가. 기존의 탕약형태의 한약에만 익숙해져 있는 환자들에게 연조타입과 정제 등 다양한 형태의 보험한약은 한약치료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연조타입으로 나오는 보험한약은 겨우 7~8종, 정제형태로 나오는 보험한약도 2~3종에 불과하다. 더 많은 처방이 연조나 정제 등의 다양한 형태로 개발되어 나온다면 한방치료에 대한 접근성은 높이게 될 것이다.
▶보험한약 사용을 검토하는 회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보험한약 사용에 익숙하지 않아 처음에는 도입을 망설이기도 했다. 하지만 우선 도입하고 보니 환자들도 한약치료에 있어 경제적 부담을 덜게 되고 한약제제 다양화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보험한약은 한방진료를 건강보험이라는 국가기관의 태두리 안에서 역할을 키워가는 중요한 키가 될 수도 있고 또한 보험한약으로 효과를 본 환자의 경우 비보험치료에 대해서도 더욱 적극적으로 임하게 되므로 한방진료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